계란 한 판, 1만 톤의 의미 – 중국산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확대와 요즘 계란값 이야기
계란 한 판, 1만 톤의 의미 – 중국산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확대와 요즘 계란값 이야기
최근 마트에 들러 계란 코너 앞에 서면, 예전과는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평소라면 고민 없이 집어 들던 계란 한 판이 이제는 가격표를 두 번, 세 번 확인하게 만드는 ‘고가 식재료’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계란 한 판이 7천 원이 넘다니, 정말 이게 현실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중국산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물량을 1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이 소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요즘 계란값과 그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지,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중국산 달걀가공품, 이제 더 많이 들어옵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대책 중 하나가 바로 중국산 달걀가공품의 할당관세 물량을 기존 4,000톤에서 1만 톤으로 대폭 늘리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일정 물량까지는 관세를 대폭 낮춰 수입을 더 쉽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국내 계란값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정부는 계란뿐 아니라 고등어, 과일 등 주요 먹거리 물가가 급등하자 460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할당관세 확대의 목적은 빵, 과자, 도시락, 식당 등에서 쓰이는 액상·분말 달걀 같은 가공품을 더 저렴하게 수입해, 국내 계란 수요를 조금이라도 분산시키려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계란을 직접 사 먹는 소비자들의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계란 한 판 7천 원, 1만 원 시대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계란값이 올랐을까요? 2025년 6월 기준, 대형마트에서 계란 한 판(30개) 가격은 7,000원에서 10,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재고가 없어 빈 매대만 남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계란 대란’입니다.
닭의 산란율이 떨어지고, 조류인플루엔자(AI)와 닭 기관지염(IB) 등 전염병이 반복되면서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여기에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사료값 폭등, 에너지비 인상 등 농가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공급이 줄자 가격은 오르고, 소비자들은 “계란이 금란이 됐다”며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담합 의혹, 그리고 정부의 칼날
계란값이 이렇게까지 오를 이유가 있느냐는 의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란 산란계협회가 고시 가격을 회원사에 강제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는 담합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 중입니다. 정부는 산지 가격 고시 주체를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 일원화해 투명성을 높이고, 가격 담합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와중에 일부 마트에서는 계란 재고가 동나기도 하고, 빵집이나 식당에서는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메뉴를 잠시 중단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계란 한 판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단순히 아침 식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일상과 외식, 식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계란값, 언제쯤 내릴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올여름 폭염과 전염병이 겹치면 계란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정부는 브라질·태국산 닭고기 수입 확대, 농가 시설 투자 지원, 할인 행사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구조적인 공급 불안과 유통 문제, 국제 곡물가 등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계란 한 판 가격이 오르면 빵, 과자, 도시락, 각종 외식 메뉴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 커집니다. 이럴 때 정부가 할당관세를 확대하고 할인 행사를 벌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국내 농가의 생산성, 유통 투명성, 국제 시장과의 연계 등 더 긴 호흡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란이 금란이 된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요즘 마트에서 계란 한 판을 집어 들 때마다, “이제는 계란도 아껴 먹어야 하나” 하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옵니다. 중국산 달걀가공품이 더 많이 들어오고, 정부가 할인 행사를 벌여도, 결국 우리 밥상에 오르는 계란 한 알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다시 계란 한 판이 부담 없이 장바구니에 담기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때는 “계란값이 이렇게 비쌌던 적도 있었지” 하며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정부, 중국산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물량 1만 톤으로 확대
- 계란 한 판 7천~1만 원, 4년 만에 최고가
- 조류인플루엔자, 사료값, 유통 구조, 담합 의혹 등 복합 원인
- 정부, 할인 행사·수입 확대·담합 조사 등 대책 마련
- 계란값 안정엔 구조적 해법 필요
오늘 저녁 식탁에 올라온 계란 프라이 한 알,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