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마신기' 투자법, 진짜 효과 있을까?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려고 할 때, 어떤 종목을 고를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미있고도 단순한 기준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마신기 투자법’입니다.
‘마’트에서 본 기업, ‘신’문에서 읽은 종목, ‘기’사에 자주 나오는 주식. 줄여서 ‘마신기’ 투자법이라 부르는데요, 말 그대로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기업을 그대로 주식 종목으로 고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매일 보는 비비고 만두, 우유 코너에 항상 있는 서울우유,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이름들.
이런 익숙함이 어느새 ‘믿음’이 되고, ‘이 회사는 괜찮아 보인다’는 생각에 매수로 이어지는 것이죠.
왜 이런 투자법이 유행할까?
이 방식이 특히 초보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직관적이다: 복잡한 재무제표나 차트를 보지 않아도 종목을 고를 수 있습니다.
- 심리적으로 편하다: 익숙한 브랜드라면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아는 회사니까'라는 위안이 생깁니다.
- 실제로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잘 알려진 브랜드의 종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투자법은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잘 아는 기업’과 ‘수익을 내는 기업’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 브랜드 인지도 ≠ 투자 가치
우리가 자주 보는 브랜드라고 해서 그 회사가 반드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많이 하거나 제품을 강하게 유통시켜, 오히려 더 자주 눈에 띄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구나 알 만한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TV 광고, 인플루언서 협업, 백화점 입점까지 활발하게 하고 있어 인지도가 높지만, 정작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면 적자 누적, 부채비율 상승, 주가 하락이 반복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 편의점에서 매일 보게 되는 식품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매일 보니까 잘 팔릴 거야’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원가 상승, 유통마진 문제,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눈에 익은 것이 반드시 ‘수익 나는 기업’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마신기 투자법,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그렇다고 해서 마신기 투자법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닙니다. 관심 종목을 발굴하는 출발점으로는 훌륭한 방식입니다. 중요한 건,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분석하는 습관입니다.
아래는 마신기 투자법을 실전 투자로 연결하는 4단계 전략입니다.
- Step 1. 일상에서 관심 종목 포착
예: 마트에서 '하림' 브랜드 닭가슴살 제품을 자주 봄 → 관련 종목 검색
(예: 하림지주, 마니커, 체리부로 등) - Step 2. 실적과 성장성 확인
최근 3~5년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추이 확인.
산업 트렌드도 함께 고려 (예: 건강식 시장 성장률, 단백질 식품 수요 등) - Step 3. 주가 흐름과 수급 상황 분석
현재 주가가 고점은 아닌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중인지 체크 - Step 4. 소액 분할 매수로 시작
확신이 없다면 최소 1만 원, 3만 원 단위로 분할 투자
ETF와의 비교도 고려해보자
실전 예시: 마신기 → 분석기 → 실투자기
최근 편의점 간편식에서 자주 보이는 ‘오뚜기’ 브랜드에 주목해본다고 가정해봅시다.
- Step 1. 관심 종목 포착: 오뚜기 브랜드의 상품을 자주 접함 → 종목 검색
- Step 2. 기초 정보 확인: 오뚜기의 시가총액, PER, PBR, 배당 수익률 등 체크
- Step 3. 시장 동향 확인: 라면 원재료 가격, 해외 수출 비중, 경쟁사 동향 파악
- Step 4. 투자 전략 수립: 오뚜기 단독 투자 vs 식품기업 ETF 투자 비교
이 과정을 거치면 단순히 '자주 본다'는 이유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돈이 들어갈 만한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갖게 됩니다.
익숙한 기업이 좋은 투자처가 되려면
마신기 투자법은 초보 투자자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입니다. 하지만 그저 '보였다'는 이유로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큽니다.
‘관심 → 분석 → 판단’의 3단계 흐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상 속 기업을 발견하는 눈은 투자자의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내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 그것이 진짜 투자자로 가는 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신기 투자로 관심을 갖게 된 종목들을 ETF를 통해 분산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