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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보낸 조용한 오후 - 그리고 몇 가지 생각들

여행을찜 2025. 7. 9. 10:57

의정부 미술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

 

 

지난 주말에 남편과 함께 의정부 미술도서관에 다녀왔어요. 요즘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면서 도서관 가자고 해도 "에이, 귀찮아"라며 잘 따라오지 않아서, 이제는 남편과 둘이 종종 가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책과 함께 키우려고 정말 열심히 도서관을 다녔는데, 결국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어릴 때 함께 도서관 다니며 쌓은 추억들은 분명 아이들에게도 남아있을 거라고 위안하면서요.

 

인기 많은 도서관,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정말 인기가 많은 곳이에요. 주말에는 일찍 가지 않으면 테이블이나 책상 자리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거든요.

이날도 오픈시간에 맞춰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문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오픈 후 조금 지나면 공부하는 학생들부터 책 읽는 어른들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꽉 차는 곳이죠.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많아서 "우리 아이들도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곤하죠.ㅋ.

 

여름 더위 피하기에는 정말 최고예요

이번 여름 정말 덥잖아요? 집에 있으면 에어컨 틀어도 답답하고, 밖에 나가자니 너무 더워서 어디 갈 엄두도 안 나고요. 그런데 도서관은 시원하고 조용해서 더위 피하기에는 정말 이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텀블러에 담아온 아이스카페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은 너무 행복해요. 3층엔 카페도 있어서 카페를 이용하면서 책을 읽는것도 추천해요. 밖은 35도가 넘는 찜통더위인데, 여기는 쾌적하고 평온하니까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랍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에 대한 복잡한 마음

그런데 한 가지 좀 아쉬웠던 점이 있어요. 어린아이들이 도서관 안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거든요.

물론 아이들이니까 뛰어노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엄마들 입장에서도 아이들을 너무 억압하고 싶지 않을 테고요. 도서관도 아이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시니까 이해는 해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용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책을 읽고 있는 어른들도 많잖아요? 특히 시험 기간이라 그런지 정말 집중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이건 아마 서로의 관점 차이인 것 같아요. 저도 아이들 어릴 때는 "도서관은 딱딱한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어야 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또 다른 생각이 들고요.

 

도서관에서의 추억들

남편과 함께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났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정말 자주 도서관에 왔었거든요. 그때는 아이들이 그림책 보는 동안 저도 함께 앉아서 육아서나 요리책 같은 걸 읽곤 했어요.

"아이들을 책과 함께 키우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도서관을 다녔는데, 결국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니까 "도서관 가자"고 하면 "집에서 공부할래"라고 하거나 "친구들이랑 놀 거야"라고 해요.

그래도 어릴 때 함께 도서관에서 보낸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책을 가까이하는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송산사지에서의 작은 산책

책 읽기에 좀 지쳐갈 무렵, 남편이 "잠깐 바람 쐬러 나갈까?"라고 제안했어요. 근처에 있는 송산사지까지 걸어가면서 가벼운 산책을 했어요.

송산사지는 잔디도 너무 좋고, 도서관에서 답답하다고 느낄때 한번쯤 가기 추천해요. 크게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잠시 걷기에는 좋더라고요. 조선시대 절터라고 하는데, 지금은 몇 개의 석조물만 남아있어요.

 

변화하는 도서관 풍경

송산사지에서 돌아와서 다시 도서관에 앉아있는데, 문득 도서관 풍경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올 때는 아동 도서 코너가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성인 열람실과 카페를 주로 이용하게 되었고요. 그때는 아이들 책 고르는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조용히 제 책을 읽는 재미가 있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저도 함께 변화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될 때 자주 오게 될 것 같아요

 

의정무 미술도서관 더운여름 추천합니다. 시원하고 조용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고, 근처에 산책할 곳도 있고요.

다음 주말에도 남편과 함께 또 올 예정이에요. 아이들이 따라오지 않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이곳에서 아무생각 없이. 눈에 보이는 책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르는 재미도 있답니다. 제목을 보다가 재미있으면 읽고, 재미없으면 또 다른책을 꺼내들면 되니까요. 책 고르는 맛이 있어요. 책은 읽으면 계속 읽게 되는데, 안읽으면 또 계속 안 읽게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도서관에 들려서 책을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운 여름 뭐하세요? 가까운 도서관에서 더위도 식히고,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