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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불타는 금요일 VS 13일의 금요일… 왜 이렇게 극과 극일까?”

by 여행을찜 2025. 6. 20.
한쪽에서는 “불금이다~!”를 외치며
클럽으로, 술집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또 다른 쪽에서는 “13일의 금요일이네…
오늘 뭔가 안 좋은 일 생기면 어쩌지”
하고 괜히 조심한다.


같은 금요일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느낌일까?
왜 한쪽은 열정과 해방의 상징이 되고, 다른 쪽은 불길함의 대명사가 됐을까?
오늘은 그 차이의 배경을 한번 파헤쳐본다.
(알고 보면 은근히 재밌는 얘기가 꽤 많다!)

불타는 금요일 vs 13일의 금요일



‘불타는 금요일’, 이른바 불금은
사실 그렇게 오래된 말이 아니다.


주 5일 근무가 정착되고 나서, 금요일 저녁만 되면 “퇴근이다! 이제 주말이다!“라는 해방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 에너지를 담아 생긴 말이 바로 ‘불타는 금요일’.
“오늘은 불태운다!“는 마음으로, 술집도 북적이고 클럽도 붐비고 밤거리도 뜨거워진다.

생각해보면 미국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TGIF, ‘Thanks God It’s Friday!’
일본에서는 “꽃의 금요일(華の金曜日)“이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도 금요일 밤은 일주일 중 가장 들뜨는 날이란 얘기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 피로, 답답함을 푸는 날.
그래서 “불금”이라는 말에는 자유, 해방, 열정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붙었다.


그런데 13일의 금요일은?
이름만 들어도 뭔가 으스스하다. 괜히 찝찝한 느낌이 드는 날이다.


그 이유는 아주 오래된 미신과 전설 덕분이다.
대표적인 건 기독교 이야기.
예수가 금요일에 십자가형을 받았고,
최후의 만찬에서 13번째 손님인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사건.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금요일’과 ‘13’이라는 숫자가 함께 나오면 ‘불길한 날’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북유럽 신화에서도 13번째 신이 등장하면서 재앙이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현대 들어선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공포영화 시리즈가 대박을 치면서,
이 인식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됐다.
지금도 서양에서는 엘리베이터에 13층이 없는 건물도 많다.
그 정도로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하게 여겨지는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재미있는 건 실제로 13일의 금요일이라고 해서
유독 사고가 많아진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그날은 더 조심해서 사고가 덜 난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다.

반면 ‘불금’은?
확실히 경찰, 응급실, 119 신고가 폭증하는 날이다.
술에 취해 다치고, 다투고, 사고도 많아진다.
어쩌면 진짜로 더 위험한 건 ‘불금’ 쪽 아닐까?
(불금에도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같은 금요일인데
왜 이렇게 정반대의 이미지를 갖게 됐는지 알고 보면 꽤 흥미롭다.


누군가에겐 금요일 밤은 “불태우는 날”,
누군가에겐 “괜히 불안한 날”
이렇게 양극단으로 나뉘는 이유는
각각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자, 오늘은 금요일.
당신은 어느 쪽일까?
“불금을 즐길 사람?”
아니면 “조용히 넘어갈 사람?”

어느 쪽이든 과하게는 말고,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조심하면
그게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금요일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