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은 거창한 계획 없이, 가까운 곳으로 소소하게 떠나는 여행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번에 가족끼리 다녀온 춘천 여행이 딱 그랬습니다. 특별할 것 없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편안했던 그런 하루였죠.
춘천에서 먹방 — 닭갈비와 감자빵!
춘천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닭갈비!
도착하자마자 춘천 시내에 있는 한 유명한 닭갈비집에 들렀습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에 각종 채소, 떡, 고구마까지 함께 볶으면 그 향이 정말 예술이에요.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확 당겨서, 가족 모두 젓가락질이 멈출 새가 없었습니다.
원래 가던데가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갔는데. 유명한 곳이라 줄까지 서서 먹었는데. 특별하진 않았어요. 그래도 맛은 있었어요. 닭갈비가 맛없긴 힘들죠.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춘천에서 요즘 핫한 감자빵을 사러 갔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감자 앙금이 꽉 찬 감자빵은, 한 입 먹는 순간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집에 돌아갈 때 간식으로 챙기기도 좋습니다. 코스처럼. 근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아쉬워요.
청평사 선착장 — 배 타고 떠나는 작은 모험
든든히 배를 채운 뒤, 차로 청평사 선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배를 타러 가는 길은 잔잔한 호수 풍경 덕분에 한결 여유로웠습니다. 보통 한시간 단위로 배편이 있는듯하니 시간을 잘 확인하시는게 좋아요.
청평사로 가는 유람선에 오르면,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분이 듭니다. 물결을 가르며 달리는 배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어요.
청평사, 천 년의 시간을 담은 사찰
배에서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아니. 조금보다는 좀 더? 올라가면. 숲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청평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청평사는 고려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원래 이름은 백암사였다고 해요. 이후 고려 명종 때 ‘청평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이곳은 고려의 충신 이자현이 은거하며 학문에 몰두하고 마음을 다스리던 곳으로 유명하죠.
산 중턱에 위치한 청평사는 사방을 산과 물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심과는 다른 고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절 안에는 고즈넉한 전각들과 오래된 종각, 그리고 아름다운 석탑이 있어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바라보게 돼요.
숲길 산책과 담소 — 소소하지만 행복한 순간
청평사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그 자체로 힐링 코스입니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가족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살짝 힘들긴 하지만. 적당히 힘들때쯤 청평사가 보여요.
누구는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고, 누구는 지난주 드라마 얘기를 하고, 서로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그 순간이 오히려 특별한 선물 같았어요.
돌아오는 길 — 담백한 여운
청평사를 천천히 둘러본 후 다시 배를 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감자빵을 한 입씩 나눠 먹으며 “오늘 하루 어땠어?” 하고 물으니, 다들 “너무 좋았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편안하고 잔잔하게 하루를 채울 수 있는 여행.
춘천 닭갈비, 감자빵, 그리고 배 타고 청평사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